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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4의 실전 기록

Grumman F-14 Tomcat 그 이름만으로도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전투기입니다. 전통의 군수 업체인 그루먼사의 수많은 역작들이 있지만 역시 그루먼 하면 미 해군 함재기, 그중에서도 고양이 시리즈입니다. 고양이 가문의 식구들을 소개하자면 2차 세계대전 태평양 전쟁 중 미 해군이 가장 힘들었던 고난의 시기를 견뎌준 소녀 가장과도 같았던 큰언니 F4F 와일드캣, 힘겹게 버티던 맏언니를 대신해 일본군의 제로센을 상대로 태평양의 미친년은 바로 나라는 것을 보여준 둘째 F6F 헬캣, 조금 늦게 태어나 태평양전쟁에 참전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전쟁에서 공산당 빨갱이들을 열심히 때려잡은 셋째 F7F 타이거캣, 그리고 최후의 프로펠러 전투기로 태어나 제트 전투기들에 밀려 총 한번 쏴보지 못했던 비운의 넷째..

덕후의 잉여력 2024.02.18

북한의 똥개들

한반도 토종개의 원종 집단을 이야기할때 흔히 한국 똥개들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사실 이 한국 똥개라는 것이 그리 쉽게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어렸을때만 해도 한국 똥개의 대표와도 같은 누렁이들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외부에서 유입된 견종에 의해 얼마나 빨리 기존 토착 견종이 사라져 버릴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한 예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시간에 한국 똥개들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우리 말고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떠오르게 됩니다. 폐쇄와 고립의 상징과도 같은 북한이라면 외부에서 타 견종의 유입이 없었다라고 까지는 못해도 분명히 우리보다는 적었을 것이다라는건 분명할테니 지금 북한 시골 동네 어딘가를 싸돌아다니고 있는 북한의 ..

덕후의 잉여력 2023.05.08

이 농약같은 진도개

천둥이, 흑단이와 함께 허미티지에서의 생활을 이어가던 7년째. 지난 7년동안 이런저런 사고도 많았지만 큰탈없이 소소하게 행복한 동행을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그 7년째 되던 해, 2018년 겨울 결국 탈이 나고야 말았습니다. 허미티지를 지킨다고 야생동물들과 늘 치고받고 싸우는게 일상이다보니 몇번 피부병을 옮아 고생하긴 했습니다. 그해 가을에도 그놈의 지긋지긋한 피부병 너구리들과 충돌하고 나서 또 닥닥 긁어대기 시작하는 통에 늘 그랬듯이 외부기생충성 피부병을 고치는 약을 썼습니다. 그런데 뭔일인지 평소처럼 약효가 듣지를 않아서 혹시 약에 내성이라도 생겼나 싶어 조급한 마음에 다른 종류의 약을 구해서 한번 더 처치를 했습니다. 새 약이 효과가 있었는지 피부병은 좀 좋아지는가 싶었는데.. 약..

가을의 전설

가을의 전설. 바로 야구의 포스트시즌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수많은 경쟁자들을 이겨내고 우승을 향한 기나긴 여정의 종착점에 도착한 최후의 도전자들이 벌이는 처절한 사투, 그 승부의 마지막 승리자에게 주어지는 영광, 그 하나를 위해서 수많은 선수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이 수없는 명승부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한해한해 모여 가을의 전설이 되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싸우지만 그 가을 역사의 첫페이지에 기록되는 것은, 영광의 주인공으로 혹은 패배의 원흉으로, 바로 투수들입니다. 누군가는 팀의 에이스로서 그 자리를 지켰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누군가는 깜짝 활약을 펼치기도 했고, 그리고 또 누군가는 마지막 고비를 버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가을 야구를 지배했던 그들을 우리는 "빅 게임 피..

덕후의 잉여력 2023.02.18

수나라는 정말 고구려 원정에 백만대군을 동원했는가?

凡一百十三萬三千八百人, 號二百萬, 其餽輸者倍之. 모두 1,133,800명인데 2,000,000명이라고도 일컬었으며, 군량을 나르는 자는 그 배가 되었다. - 권 제20 고구려본기 제8 - 백만대군. 이런저런 전쟁 소설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백만명이란 병력이 대단히 감동적(..)인 숫자가 아닐지 모르겠지만 리얼월드에서 백만명은 정말로 어마무시한 병력입니다. 현시대 현실세계에서 확실하게 백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군대는 우선 130만 미군이 있고, 그리고 나란히 10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과 인도가 각각 중국군이 220만, 인도군이 140만 대군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가 어찌되었건 서류상으로 101만 정도의 병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고, 우리 윗동네의 정신나간 집단이 조선인민군 128만(....

덕후의 잉여력 2023.02.10

들깨 터는 날

들깨 터는 날은 이곳 허미티지에서는 조금 특별한 날입니다. 매년 가을 들깨를 털어서 수확하는 일이 그해 한해 농사의 피날레이기 때문입니다. 들깨를 마지막으로 한해의 농사를 정리하고 이제부터는 곧 닥쳐올 겨울나기를 준비해야합니다. 그래서 항상 들깨 터는 날은 풍년에 대한 기대, 그 많은 들깨를 자르고 털고 까불리는 고단함, 그해를 마무리했다는 홀가분함이 공존하는 날입니다. 그 특별한 들깨 터는 날이 2018년에는 조금 더 특별하게 기억되는데 가을의 들깨 털이를 앞두고 EBS 《한국기행》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촬영하고 싶다고 연락이 온 것입니다. 작가님께 제안을 받고 흔쾌히 수락을 했습니다. 지난 여름의 더위에 하도 데여서 출연료 받아서 에어컨이라도 사야겠다 싶어서 나름 김치국 마시고 있는데 작가느님께서 우리는..

2018년, 그 여름의 더위

산골의 여름은 그다지 덥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똑같이 덥습니다. 다만 도시와 다른건 그나마 열대야는 없다는 것, 어떻든 해가 지고 저녁이 되면 공기가 선선해지고 밤이되면 조금 쌀쌀하기까지 하다는 것, 그래서 그동안은 한여름의 더위를 큰 고생없이 보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옛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처음 허미티지에 자리잡았던 10여년 전만해도 한여름의 햇볕만 피해서 그늘에 들어가면 어찌어찌 버틸만 했고, 저녁이 되고 밤이 되면 선선한 밤공기를 맞으며 신선놀음 했었는데, 한해한해 여름이 점점 더워지더니.. 끝내 그해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미치도록 더웠던 2018년의 여름. 사람에게도 더위는 힘들지만 털로 온몸을 두르고 있는 흑단이와 천둥이에게 여름은 힘든 계절입니다. ..

울프독을 추모하며..

정말 우연히 오늘 울프독이 세상을 떠났다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저 비 내리는 구름 사이로 무지개가 보였나 보다. 그를 처음 알게된 곳도 인터넷이고, 그와 대화를 나눈 곳도 인터넷이고, 그리고 그가 떠났다는 부고도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다. 울프독. 고 김창원님(향년 76세)의 필명이며 과거 야후를 대표하는 2,000만 파워블로거였고, 이후 국방부와 BEMIL에서 활동을 했다. 밀리터리 분야에서 주로 활동을 했지만, 역사와 동물, 그리고 경영학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국내 최고의 군사이론 전문가이면서 그야말로 "박학다식"하다라는 수식어가 딱 그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그 지식의 깊이와 넓이의 끝을 알 수 없던 사람이었다. 나 역시 밀리터리 덕후로서 그의 전쟁사를 참 흥미..

얼룩소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두 귀가 얼룩귀 귀가 닮았네.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울아기는 또록눈 엄마 닮았네.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소도 또록눈 눈이 닮았네. - 동요 얼룩송아지 (박목월 작사 / 손대업 작곡) - 요 며칠 호구 관련된 내용을 포스팅하다가 예전에 모아둔 자료를 찾다보니 문득 생각이 나서 내친 김에 하나 더 자료를 투척합니다. 과거에 뭐 이런저런 것들이 있었다는 글로된 기록물보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있는 사진 자료를 찾아 정말 수없이 도서관, 박물관, 각종 기록물들을 뒤졌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알게 되었는데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들이 엄청난 고화질의 풀컬러 사진을 정말 많이 남겨놨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정말 ..

덕후의 잉여력 2022.09.22

아마조네스의 꽃

결국 걱정하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겨울 여섯자매를 출산한 흑단이가 젖을 떼고 몸을 추스린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또 발정이 났습니다.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는데.. 반드시 막았어야 했는데..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흑단이와 천둥이가 붙어버린 것 입니다. 새 생명은 하늘이 내리는 축복이니 소중한 것이지만 흑단이 몸이 버텨줄지 그것이 걱정인 것입니다. 사정 모르는 사람들이야 암컷 개가 임신하고 두달 뒤에 강아지 낳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겠지만 뱃속에서 죽은 강아지를 꺼내기 위해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흑단이에게, 그리고 그걸 지켜본 저에게는 새 생명의 탄생은 두달 지나면 태어나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위험하고 험난한 여정입니다. 예정일이 찾아왔고 산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제발 무탈하게 낳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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